[앵커]
아는 기자, 아자 시작합니다. 대통령실 출입하는 조아라 기자 나왔습니다.
Q. 조 기자, 국가안보실장과 비서관 2명이 이 블랙핑크 공연 관련해서 사퇴했다고 알려졌는데, 안 한다 발표했어요. 원래 없었던 건가요? 없앤 건가요?
대통령실의 발표 내용부터 보실까요.
오늘 대변인실 명의로, “언론에 보도되고 있는 공연은 대통령의 방미 행사 일정에 없음을 알려드립니다”라고 했습니다.
현재 보도되고 있는 블랙핑크와 레이디가가의 국빈 만찬 합동 공연이 애초 방미 일정에 ‘없었다’고 읽힐 수 있는 대목인데요.
하지만 속내는 ‘없앴다’가 더 맞습니다.
최근 의전비서관에 이어 국가안보실 외교라인이 줄줄이 교체됐죠.
이번주 초 외교비서관 교체 사실이 전해지자, 다음달 미국 국빈 방문을 목전에 둔 시점의 교체에 언론이 주목하기 시작했습니다.
교체 이유가 안보실이 미국에서 제안한 블랙핑크 합동 공연에 대한 대통령 보고를 누락한 게 원인이라는 보도가 나오기 시작했고, 끝내 국가안보실장까지 사퇴했는데요.
공연 사실이 보도된 이후 대통령실은 결정된 게 없다면서도 딱히 부인하지 않았는데 나흘만에 무산됐음을 알렸습니다.
블랙핑크 공연 하나 때문에 외교라인을 다 교체하는 게 상식적이지 않다는 지적들이 나오면서, 계속 행사를 추진하는데 부담을 느낀 것으로 보입니다.
Q. 그러니까 궁금한 거죠. 그렇게 요란하게 해놓고 왜 굳이 없앤 겁니까.
최근 야당의 공세와도 무관치 않아 보이는데요, 이번 미국 국빈 방문은 12년 만에 이뤄지는 중요한 국가 행사입니다.
야당이 블랙핑크 합동 공연을 고리로 윤 대통령 부부를 향한 공세를 이어갈 경우, 국빈 방문의 의미 자체가 퇴색될 수 있다는 우려가 작용한 것으로 보입니다.
Q. 블랙핑크 공연이라 더 관심이 커진 것 같아요. 지난 정부 때도 BTS 공연 이후 뒷말이 나왔었죠.
그렇습니다, 대통령 순방 때 연예인 초청 행사는 단골 소재지만 정부나 연예기획사나 모두 부담이 된다고 합니다.
일정 조율도 쉽지 않고 무엇보다 비용 처리가 어렵다는데요.
2018년 프랑스 국빈 방문 때 방탄소년단이 파리에서 K-팝 공연을 했었는데요.
이후 탁현민 의전비서관이 경비를 지급하지 않고 문재인 대통령 시계로 비용을 대신했다고 직접 밝히면서 여론의 질타를 받기도 했습니다.
공연비를 제대로 안 주면 동원 논란이, 그렇다고 시장가격 대로 너무 많이 지급하면 세금 낭비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죠.
이번에도 블랙핑크 섭외 비용을 두고 외교라인의 고민이 있었던 것으로 전해집니다.
Q. 오늘 대통령 지지율이 30%까지 떨어졌더라고요. 이번 외교 라인 혼선이 영향을 미친 것 같죠?
그렇습니다. 윤 대통령의 지지율이 전주 대비 4%p 하락해 30%를 기록했습니다.
강제징용 해법안 제시가 있었던 3월 첫 주부터 떨어진 지지율이 계속 하락세인데요.
부정 평가 이유로 '외교'와 '일본 관계'를 꼽는 사람이 가장 많았습니다.
회담 이후 후쿠시마 수산물 수입 논란이나 일본 교과서 개정안으로 뒤통수를 맞았다는 논란에, 최근에 외교 라인 줄사퇴가 이어지면서 외교가 대통령의 발목을 잡는 모양새입니다.
Q. 조태용 국가안보실장으로 교체가 됐습니다. 뭐가 달라질까요?
글쎄요. 조금 더 지켜봐야겠지만 그 전보다 적극적으로 논란을 잠재우려는 움직임은 생겼습니다.
일단 오늘 블랙핑크 공연 무산 사실을 알렸고요, 후쿠시마 수산물 국내 수입도 이틀째 적극 부인하고 있습니다.
대통령실은 오늘 오염수 방류도 한국 전문가가 참여하는 객관적 방식의 검증이 전제되어야 한다고 밝혔는데요.
비서실과 안보실 간 칸막이가 지적되어온 만큼 그 부분 해소에 노력할 전망입니다.